RoomByOneself

한국어 넘 어려웡

2023-12-22 | 조회수 175 | 댓글수 2 | 추천수 1


https://digthehole.com/5184



얼마전 모 커뮤에 연애 프로그램에 나와서 핫해진 아나운서 맨날 해외여행 가는데 아나운서도 직장인 아니냐, 어떻게 휴가 내고 가는거냐 뭐 이런 글이 올라옴.

첫 댓글에 A라는 사람이 프리랜서 아나운서는 노동 일자가 적기 때문에 부자가 아니면 못한다 라고 댓글이 달렸고

그 밑에 B라는 사람은 아니다 부자가 아니여도 아나운서 할 수 있다 이런 댓글이 달렸음.


B의 댓글에 갑자기 격분한 A는 프리랜서 아나운서는 방송 하려면 회당 10만원 짜리 메이크업 받고 해야 하는데 부잣집 아니면 아나운서 벌이 만으로는 생계가 어렵다는걸 말한거지 그걸 문장 그대로 받아들이면 어떡하냐, 한국어도 제대로 못해서 어떡하냐 유튜브 그만보고 연말에 책이나 봐라 하는 쌍욕댓이 달림. 물론 B의 댓글이 약간의 시비조 뉘앙스가 있기도 했지만, 이건 걍 한국어가 너무 고맥락 언어라 생기는 일이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저 댓글 영어로 바꿔보면 대충

"Freelance announcers can't do this job unless they're rich because they have a small number of working days"

정도가 될거 같은데 솔직히 이정도면 오해할 만도 하지 않음? 

근무일자가 적어서 가능하다 이정도만 적으면 될 내용을 마지막에 아나운서 부자 아니면 못해라는 문장은 의도는 알겠지만 조금 뜬금없기도 함.


내가 구사하는 언어지만 가끔 이런거 볼때마다 한국어 넘 피곤한 언어라는 생각이 든다.

영어로 대화할 땐 일차적으로 내 영어가 빻았고 그 당시 나랑 영어로 대화하던 외국놈들도 다 영어가 제 1 언어가 아니라 서로서로 브로큰 잉글리시 주고받아서 그런 것도 있지만 암튼 영어로 대화할때 절라 편했다고. 물론 가끔 어휘력 후달려서 답답할 때도 있긴 했지만 한국처럼 맥락도 못읽는 놈 취급 받는 것 보단야 낫잔아




참고로 프리랜서 아나운서는 진짜 돈 없으면 유지하기 어려운 직업이긴 하다.

버는 돈 보다 쓰는 돈이 더 많음.









실용한국어9등급

2023-12-25

한국어가 타 언어에 비해 청자에게 부담을 많이 씌운다고 생각해요 '내가 개떡같이 말해도 니가 찰떡같이 알아들어라'가 미덕으로 여기는 문화도 있고... 어릴 때 어른분들이 잘못 산출하는 단어를 일일히 지적했는데 그 때문에 욕 먹어서 찰떡같이 알아듣는 기술이 늘었지만 무서운 건 저 자신도 무의식 중에 청자가 그렇게 알아먹기를 요구하더라고요.. 왜 이런 문화가 자리잡았는지 좀 궁금하네요


  • └  독거생

    2023-12-26

    솔직히 한국어 이런 부분은 교토인 화법 버금간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