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omByOneself

육아

2021-04-09 | 조회수 11 | 댓글수 0 | 추천수 0


육아


나의 얘기를 해보겠다.

엄마는 나를 낳고 거의 한 달 만에 복직을 했다고 한다. 유아기 때는 외가가 나를 봐주었고 청소년기는 친할머니가 나와 동생을 봐주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내가 중학생 무렵에는 할머니가 고향으로 돌아갔다. 다행히 나는 동생과 나이차가 많이 나고 중학생이면 그럭저럭 나나 동생 케어 정도는 가능했기 때문에 동생 밥 챙겨주기, 동생 유치원 학교에서 픽업하기 등을 내가 하고 엄마는 일을 했다. 나머지 시간은 학원 뺑뺑이 돌리면 되거든ㅋ 엄마는 쭉 근속을 30년 가까이할 수 있었고 지금 직장서 상당히 높은 위치에 있다. 둘 다 가질 순 없다고 엄마는 우리를 사회가 규정한 '엄마상'에 맞게 육아를 해주진 못하였다. 그래서 엄마는 조카가 태어났을 때도 애 둘 키운 사람이라곤 믿을 수 없게 영 손주조 카를 다루는 게 어색했다. 아마 진짜 손주가 태어나도 애기 울리는 할머니 될 듯.... 쩝

 

 

 

엄마 같은 경우는 막 정서적 교감을 해주던 엄마는 아니였음. 그런 쪽에선 약간 수우미양가중에 양.... 가... 그 사이 어딘가 쯤 되는 사람이었는데 다행이었던 건 나나 동생이 그런 걸 갈구할 만큼 감성적인 애들이 아니었다는 점이었다. 나는 오타쿠처럼 소설 읽고 영화 보면서 혼자서 시간을 잘 보내는 애였고 동생 같은 경우는 소아비만이라 애기 때부터 운동하느라 밖에서 친구들이랑 잘 어울리고 다녔음. 가정에서 오는 애정이 필요하다 이런 생각 둘 다 안 하고 삼. 

 

 

 

 

흥미로운 건 대가리가 이만큼 커서 그때는 몰랐던 친구들이 당했던 육아방식(?)을 들으면 다 가지각색임.

전업주부라고 해서 완벽하게 사회가 규정한 엄마상에 맞추어 육아를 하느냐? 그것도 아님. 워킹맘이라고 다 애들한테 신경 못써주냐? 그래서 애들이 엇나가냐? 그것도 아님. 전업주부 엄마랑 자랐어도 엄마랑 유대감이 박살 나다 못해 혐오감까지 생긴 애들이 있는가 반면 워킹맘 엄마들을 존경하고 그럭저럭 잘 지내는 아이들도 많음. 엄마가 집에서 살림할 사람이 아닌데 20년 넘게 적성에도 안 맞는 살림 하면서 애들이랑 남편 갈구다 우연한 기회로 사회생활 시작한 분이 에너지를 밖으로 뿜뿜 하고 다니니 집안서 성질부릴일이 적어져서 자식이 숨통 트게 된 사례도 있고.... 

 

 

 

그래서 최근에 든 생각은 양육방식도 뭐 중요하지만 제일 중요한건 무던한 아기를 낳는 것이라는 것이다. 주변에 보면 내가 봤을 때 부모가 그 정도면 괜찮게 애정 준 것 같은데 모자라다고 갈구하며 엇나가는 애들이 있는가 반면 저렇게 애정이 없는데도 잘 지내네? 하는 가정들이 있거든. 보면 전자는 애들이 너무 예민하고 감성적인데 부모가 그걸 담을 그릇이 못된 거였고 후자는 그냥 애들이 무던~ 해서 부모도 꿀 빠는... 모 그런 거였음. 난 당장 내가 결혼해서 새끼 깠는데 애가 감성적 인애면 내가 키우다 우울증 오지 않을까 싶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