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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의 열악한 의료 시스템에 대하여

2020-01-26 | 조회수 84 | 댓글수 0 | 추천수 0


호주의 열악한 의료 시스템에 대하여


작년
무리하게 일하다가 새끼 발가락 골절 부상을 입었다.
산재처리도 못되는 실로 안타까운 상황이였다.
발가락이 골절된 상태에서 이렇다할 적절한 치료도 받지 못한 채 3주를 방치하였다.
바쁜것도 있었지만 일전의 경험으로 gp (전문의 만나기 전에 만나야 하는 일반의)를 가더라도 만족할만한 치료를 받지 못할 것을 알기 때문이였다.

 

호주 와서 총 세번정도 병원을 갔다.
첫번째로는 거의 호주 오자마자 지르코니아 치료한게 깨져서 그걸 메꾼다고 치과를 갔던 것.
그냥 바로 다이렉트로 한인 치과에 가서 지르코니아 다 깨부수고 싸구려 재료로 임시로 떼워놓은게
엑스레이 40불 진료비 150 얼마 해서 거진 200불 들었던 것 같다.
내가 당시 많이 안쓰러웠던 워홀러였기 때문에 의사 선생님께 눈물의 어필을 한 결과 조금 저렴하게 한게 저 가격임

 

두번째로는 항생제 처방이 필요해서 간 gp
호주는 한국과 다르게 항생제 성분이 들어간 약은 무조건 처방전이 있어야 구매 가능하다.
의사랑 한 3분 대화하고 처방전 받는데 50불 냈다
항생제 값은 또 따로... (이마짚)

 

세번째가 이번에 발가락 골절로 찾아간 gp
gp를 가기 전에 이미 난 한인 한의원을 찾아가서 한방치료를 받고있는 상황이였다.
이미 골절이 거의 확실시 된 상황이였고 다치고 직후도 아니고 이미 3주를 방치한 상황이였기에 그냥 물리치료나 받자 해서 한의원만 갔었다. 그마저도 나중엔 금액도 부담되고 병원도 집에서 너무 멀어서 안가게 됨.
하지만 주변에서 하도 지피 가보라고 난리를 쳐서 -_- 결국 갔다.

 

웃긴게 항생제 처방받으러 브리즈번에서 gp 갔을 땐 50불이였는데 멜번서 발가락 골절로 gp 갔을땐 80불 냈다????
의사랑 5분 대화한게 전부였음 하
대화내용이 어땠는고 했냐면

 

 

나- 일하다 다쳤는데 발가락 골절같음 줜내 아픔 3주댐ㅠ
의사-여기여기 아프니? 그래 내 생각에도 골절같네
나-엑스레이 찍어봐야 하는거 아님?
의사-너가 지금 엑스레이를 찍는다고 해서 달라질건 없어ㅋ 그냥 지금 하던대로 잘 발가락 고정해놓고 쉬샘 (한의원에서 가성비 내리게 발가락 테이핑 하는 방법 알려줘서 그 방법대로 테이핑 하고다녔었음)

 

이 대화를 5분 하고 의사는 자기가 쓰던 붕대 고정용 의료테이프 한 롤을 주고 진료는 끝이났다.
다시 말하지만 80불 (한화 약 6만4000원)을 지불했고 엑스레이도 안찍었고 따로 치료를 받은것도 아니다
오로지 상.담. 에만 지불한 돈이 80불 이다.
그래도 항생제 처방받을땐 처방전이라도 받았으니 좀 덜억울했는데 이건 좀 아니잖아!

 

후에 아는 지인이 발목부상으로 gp를 갔을때의 상황은 좀더 심각했다.
여기갔다 저기갔다 깁스를 한 것도 아니고 그냥 발목 지지대 같은거랑 목발좀 받는데 어마어마하게 돈 냈다고 함

 

 

일련의 사건들로 인하여 나는 외국 영주권과 외국 거주에 대해 깊은 회의감이 들었다.

사람이 사리고 산다고 절대 사고가 안나는 것이 아니다.
내가 사리고 살아도 미친사람 개념없는 사람을 만나면 당하는게 사고다.
한국은 로컬 전문의 접근성이 너무나 좋다. 그렇다고 로컬 닥터들이 퀄리티가 떨어지는 것도 아니다.

근데 호주나 미국은 그게 아니다.
이번에 내 발가락 부상같은 경우도 만약 한국이였으면 바로 정형외과 가서 엑스레이 찍고 깁스하고 약타먹었으면 한달이면 나았을 것이 호주에선 gp가서 엑스레이 찍어달라고 사정사정해서 엑스레이 찍고 엑스레이 결과물 들고 정형외과 전문의 만나서 그때서야 치료다운 치료를 받는 존나 쓸데없는 프로세스를 거쳐야 하는 것이다. gp비용과 전문의 치료비용이 따로 들어가는것은 덤이고 시간이 더블로 걸림.
그렇다고 해서 치료 퀄리티가 좋냐 그것도 딱히 아님.

 

 

외국에 나와서야 알았다.
한국 사람들은 생각보다 평균 교육수준도 높고
무엇보다 한국이 살기 편.리.하.다.는 것을
건강한게 장땡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