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omByOneself

슬퍼할 시간을 허하라

2024-09-01 | 조회수 147 | 댓글수 0 | 추천수 5


올 여름도 힘들었다. 여름은 여러모로 나에겐 힘들다. 더운 것도 힘들지만 겨울보다 좀 안좋은 생각을 많이 하게됨.
겨울에도 힘들었다고 쓴 것 같은데... 힘든 시기가 다가오는게 점점 텀이 짧아지는 것 같은데 여튼 그건 오늘의 주제가 아니니 패스.

힘들다고 주변 사람들에게 털어놓으면 하는 소리는 뻔하다. 생각 하지 말고 잊어라 같은 류의 말.
그럼 씹 무슨 말을 해줄까 싶긴 함. 당장 나만 해도 책임없이 잊어라 라는 말을 참 많이도 하고 살았음.
근데 요즘 느낀 건데, 맨인블랙 기계처럼 당장 슬픈 기억을 잊게 해주는 기계가 나오면 안될 것 같음.
왜냐면 사람은 무언가를 겪고 좌절하고 비난도 받고 충분히 슬퍼하면서 오답노트도 좀 쓰고 해야함. 그게 성장인 것임.
물론 그 길 갔다온 사람들은 얼마나 힘든지 아니까 가지 말라고 하는 그 마음 또한 충분히 이해하지만 슬픔을 피하면 사람은 성장할 수 없음.

요즘은 근데 좀 다들 슬퍼할 일 자체를 애초에 원천 차단해 버리는 느낌임. 그러니까 그러지 말랬잖아 ㅂㅅ아 뭐 이런 것.
오답노트 쓴다고 반드시 다음번에 개선되는건 꼭 아니지만 슬퍼하는 과정에서 얻는 것은 분명 있다.
그러니 모두에게 슬퍼할 시간을 허하도록 합시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