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omByOneself

내가 암컷일 수 있게

2024-03-09 | 조회수 202 | 댓글수 4 | 추천수 2


모 커뮤에서 여성성을 마음껏 드러내는 것도 강한 사람들만 가능하다는 제목의 글을 봤음
제목만 보고는 뭔소리여 했는데 글을 읽곤 제목을 이해함
글 내용은 대충 혐오하는 남성 앞에서 여성성을 드러내는 것 자체가 공포로 다가온다,
혐오하는 남성이 나를 여자로 보는 것이 싫다.
이런 글이였음.

엥간한 상황 아니고서야 남성성을 드러내는 것은 대부분 이점으로 다가온다.
사업을 할 때도
그냥 회사원 일때도
연예인 일때도
연인 사이에서도
예술할때도
수컷적인 것은 무모하고 바보같고 재미있으며 생존에 유리함
그러나 여성성은 내 생존에 도움이 안되거나 해로운 사람에게 드러내선 안된다.


구남친중 한 명은 은 아들 둘 집안의 차남이였는데, 두 형제는 매우 달랐다.
그의 형은 일단 관상부터 살벌하게 생겼음. 막 강호동처럼 생긴건 아닌데 진짜 심술보가 붙은 얼굴이 저런거구나 싶었음
학교 다닐때도 거하게 사고를 쳤었고 욕심도 엄청 많았고 심보도 못됐었다.
동생을 욕하고 때리지만 않았지 들어보니 비열한 짓거리 참 많이도 했더라고
처음 몇개 에피소드를 들었을때는 형이 참 못됐네~ 생각했는데
이게 점점 더 듣다보니까 구남친에게 정이 떨어지는 것임.
내가 이 사람의 깔이라는게 점점 혐오스럽게 다가왔음.
나이도 많아서 막연하게 (상대방은) 결혼생각도 했는데 그것도 공포로 다가옴.


그렇지만 부족한 남성성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였다.
그는 설겆이도 빨래도 청소도 잘했고 거친말도 잘 안하는 사람이였다.
같은 공간에 살기에는 좋은 남성, 그렇지만 밖에서는 이리저리 치이고 손해만 잔뜩 보고오는 사람.
이런 류의 수컷의 암컷으로 살기에는 갑갑~ 할 일이 참 많을 것이다.
반대형질의 암컷을 만난다면 잘 살겠지만... 사실 그런 암컷이 흔치는 않잖슴?



여튼 요즘은 내 취향에 대해 알아가고 있다.
나에 대해 알면 알수록 나 넘 암컷적 생물이란 생각을 함.
일단 블로그를 nn년째 하는 것 부터 넘나 암컷적임
개발자란 직업도 사실 본질은 넘나 암컷적 직업이란 말임. 어쩌다 남초 밭이 되었는지는 영문을 모르것지만... (이것도 사농공상의 폐해?ㅠ)







원너비상여자

2024-03-10

비슷한 경험인데, 해외에서 똑똑하기도 똑똑하고 교양도 있고 신사같은 동양인 남자애를 만났고 호감도 있었는데... 테스토스테론 넘치는 양남+중동남 사이에 있으니 그 아이가 너무 왜소해보여서 둘만 있었을 때 설레던 느낌이 사라지더라고요... 물론 그 사이에서도 꿀리지 않고 당당하던 애긴 했지만 키 덩치 큼직큼직한 다른 남자애 옆에 서있었을 때 여자가 된 느낌이 너무 강렬해서 못 잊겠습니다


  • └  독거생

    2024-03-10

    아 너무 잘 알죠... 저 옛날에 그런 상황에서 구남친한테 무의식적 혐오표정 지은 적 있어서 공감하고 갑니다


가나다라

2024-03-23

이미 보셨을 것 같긴 한데 루이스 ck 나온 루이란 드라마였나... 썸 쯤인 데이트 중인 두 사람이 일진 무리의 시비가 털리고 남주가 돈을 줬나... 뭐 조금 찐따스럽게 폭력 없이 어떻게 빠져나오는데 여주가 거기서 정 털렸던 장면이 떠올라요. 남주가 어이 없어하면서 아니 그럼 내가 거기서 싸웠어야 했나? 이러는데 여주는 네가 이성적으로 폭력 없이 잘 해결했단거 머리론 아는데... 내 안에 감정이 팍 식었다 이런 식으로 대답하는 장면.


  • └  독거생

    2024-03-24

    다행히(?) 안본거네요ㅋㅋㅋ 미국은 뭐 잘못하면 총맞으니까 머리론 이해 되는데... 그런 일진무리의 타겟이 된거부터 정떨 포인트이죠. 더락 같이 생긴 사람한테 애초에 시비 털겠어요. 날 지켜줘야할 수컷이 타겟이 된 암컷으로서의 ㅈ같은 상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