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omByOneself

영유와 목적의식

2023-03-29 | 조회수 25 | 댓글수 0 | 추천수 0


영유와 목적의식


요즈음 내 주변 친구들은 슬슬 결혼을 한다. 혹은 벌써 아이를 낳아 키우는 경우도 있다. 아직 아기가 많이 어리지만 벌써 영유를 보내느니 마느니 얘기까지 나온다. 새삼! 내 나이가 이제 이런 토픽이 나와도 이상하지 않은 나이가 되어 벌임.


지인 a는 영유에서 일했었다. a 말로는 영유는 5세 반부터 가는 게 좋다고 한다. 공부머리 없는 애들도 5세부터 오면 좀 잡을 수 있단다. 금액이 부담돼서 6세 7세에 들어온 아이들은 5세에 들어온 아이들보다 확실히 뒤처진다고 한다.
 

영유는 평균금액이 달에 250만 원가량으로 보통 200충 여성의 월급이 꼬박 들어가는 비싼 유치원이다. 그냥저냥 버는 맞벌이 부부가 욕심으로 덜컥 보낼 수 있는 금액은 아니다. 그런데도 수요에 비해 공급이 턱없이 모자라 면접등을 보고 겨우 들어갈 수 있단다. 막상 들어간다고 전부도 아니다. 특히 5세 반은 부모들의 재력 자랑하기 배틀이 살벌하다고 한다. 라떼는 생일파티 한 달에 한 번씩 그달에 생일인 애들끼리 통일교 마냥 합동 생파 했었는데 영유의 5세 반 아이들은 일단 기본이 호텔 제작 케이크 각자 지참이라고ㄷㄷ 


내 세대는 영유보다는 조기유학이 대세였다. 초등학교 저학년 때 조기유학 갔다가 초등학교 고학년이나 중학생 무렵에 돌아온 아이들은 엥간치 머리 나빴던 애들도 일단 갔다만 오면 빠다 발음은 가능했다. 왠지 분위기도 좀 에프엑스 크리스탈 같은 교포미 낭낭하게 풍겼고. 이런 애들이 또 한국 교과과정을 못 따라가지도 않았음. 잘할 애들은 또 금방금방 따라잡더라. 이런 조기유학은 보통 부모님 둘다와 함께 가진 않았고 엄마와 함께 가거나 애만 혼자 홈스테이로 보내곤 했다 ( 블랙핑크 제니가 딱 이 케이스 ) 그 시절에도 애 혼자 타국에 떨렁 보내다니 대단한 부모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와서 생각하니 더 대단한 거 같다. 지인 c의 아버님은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을 시기가 한국서 혼자 기러기 아빠 할 때라고 하셨다. 나라도 힘들듯...  
 
부모랑 함께 갔건 혼자 갔건 거기서 쌓은  그 영어실력을 끝까지 가지고 가는 건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 갔다 와서 영어 유지하려고 외국인이랑 대화하는 과외 하는 애들 짱마늠. 그 뒤로 단련하지 않아서 영어를 잃은 경우도 종종 봤으나 보통은 잘 유지하더라. 일단 그때만 해도 유학 갔다 오면 시선이 달랐기 때문에 영어를 잃기 또 은근 쉽지 않음. 꼭 같은 비유는 아니지만 고생해서 다이어트 성공하고 다시 살찌긴 싫은 그런 너낌? 암튼 어릴 때 저렇게 갔다 온 애들이 성인 돼서 영어를 시작한 사람들 보다 그 지속성이 좋아지는 건 맞다. 근데 내가 오늘 이 글을 영유 조기유학 권장하려고 썼겠삼?ㅋ
 
 
 
호주서 만난 한국인남성 d는 내가 살면서 본 영어 능력자 중 상위 10퍼센트 안에 들 정도로 영어를 잘했다. 놀라운 건 학교 다닐 때 공부한 케이스도 아니고 그냥 성인 돼서 영어 시작한 케이스임. 그런 그가 영어를 그렇게 잘하게 된 데는 대단한 목적의식이 있었다.
바로
 
"외국인 여성들 (특히 서양여성)을 많이 만나겠다"
 
는 일념...
 
d는 미남은 아니지만 일단 피지컬이 보통 양남들과 견주어도 나쁘지 않았고 남성적인 직업을 가졌었기 때문에 시작점이 유리했다. d는 영어 회화 학원을 좀 다녔었고 호주로 워홀을 오기 가기에는 한국서 밋업을 미친 듯이 나갔다고 한다. 호주 가서도 일은 안 하고 1년 동안 번 돈으로 양인들과 여행을 다녔었음. 나랑도 처음 만나서 서로가 한국인임을 알지만 영어로만 대화했을 정도로 영어와 여성에 진심인 남성ㄷㄷ 그는 한국에 돌아와 재취준 하는 기간에도 일용직 뛰어서 외국인 만났음ㅋㅋㅋㅋ 암튼 그런 d를 보고 느꼈다. 목적의식이 있으면 조기유학이고 나발이고 필요 없다는 것... 목적만 있다면 성인 돼서 영어를 시작해도 문제가 없다는 것... 
 
 
사실 d의 케이스는 일반 한국 남성들에게서 잘 보이진 않는 패턴이다. 왜냐면 일단 한국 남성들은 호기롭게 외국에 갔다가도 외국 남성과 여성들에게 쫄기 때문이다. 호주 워홀 가면 양녀들은 별로라고 욕하며 한국 일본 대만 여성"만" 만나는 한국인 남성들은 정말 발에 채이게 볼 수 있다. 외국인 애인을 만나겠다는 일념으로 공격적으로 데이트하고 언어실력을 늘리는 d의 사례는 야망 한녀들에게서 많이 볼 수 있는 패턴이다. 보통 한국 남성들은 용기 내서 말 걸었다가 테스토스테론 넘치는 양녀들한테 발림... 양녀들한테 어깨빵당하고 다니는 남성들도 많이 봄
 
 
오늘의 결론 : 
할 놈은 언제 하든 알아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