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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농장] Farm Life

2019-09-16 | 조회수 53 | 댓글수 0 | 추천수 0


[호주농장] Farm Life


 

빨래 널고보니 워커복이 죄다 주황색이라 찍어보았다.

농장 일 하다보면 저 형광색 옷 입고 일하면 대부분 한국사람들.

한국애들을 제외하곤 거의 편안한 평상복 입고 일함

동네 뒷산 갈때도 노스페이스 케이투 등의 등산복을 풀셋으로 챙겨입고 가는 한국사람들이 갑자기 생각난다.

 

 

 

 

 

 

 

 

 

 

 

 

 

플랜팅 영광의 상처

플랜팅이 얼마나 힘드냐면 고작 2주 했는데 내 평생 잊지 못할 강력한 기억이 되어버렸을 정도임.

사진으로 보이는 것처럼 손가락이 까지고 손바닥에 물집도 많이 잡히고

나는 플랜팅 하면서 어쩐지 네번째 손가락에 힘을 많이 주고 일했는데 그 여파로 한동안 네번째 손가락을 움직이지 못했었음

나 병원 가야 되는거 아니냐고 애들 붙잡고 징징댔었음... 물론 돈 없어서 병원 갈 생각도 안함

 

 

 

 

 

 

 

 

 

 

 

플랜팅 하러 가기 전... 약간 도살장 끌려가는 소의 느낌으로 찍어본 사진.

여긴 슈퍼바이저들이 하도 지랄해서 워커들이 전부 엿되봐라 하는 마음으로 플랜팅 개판으로 했는데 

나중에 딸기 따러가보니까 진짜 딸기 다 망해있어서 좀 통쾌했...

 

 

 

 

 

 

 

 

 

 

 

여긴 딸기 픽킹 시즌동안 쭉 딸기 딴 팜

그게 그 밭 같지만 우리가 일한 농장은 사진만 봐도 구분 가능ㅎ

오너가 진짜 존나 지랄했었는데 지금은 쫌 그리움

추억보정의 힘은 무섭도다

 

 

 

 

 

 

 

 

 

딸기 딸때 맨손으로 따면 손톱에 모래도 엄청 많이 끼고 풀독도 오를 수 있고 그래서

라텍스 장갑을 끼고 딴다. 라텍스 장갑 안에 있는 송진가루(?) 같은거 때문에 늘 장갑 벗으면 저렇게 가루가 군데군데 묻어있음

송진가루 없는거는 콜스에 파는 파란 장갑 있는데 그게 진짜 좋다.

라텍스 장갑은 하다보면 안에 물이 차는데 (땀 아님;; 딸기 이슬임;;) 그 파란장갑은 물도 덜참

 

 

 

 

 

 

 

 

 

 

 

 

 

 

 

이 사진은 나중에 세컨비자 신청할때 증거자료 (범죄 아님)로도 제출함^^
농장일 마지막 날 찍은 사진인듯

 

 

 

 

 

 

 

 

 

 

저 초록색 후리스는 내가 스탠소프에서부터 주구중창 하나로 야무지게 입었던 후리스...

딸기 시즌때는 남은 딸기는 저렇게 갖고오곤 했는데

매번 아침마다 가방 챙겨가는게 귀찮기도 하고 사실 딸기를 오너가 가져가라고 해서 가져가는게 아니고 우리가 몰래 가져오는거라ㅋㅋㅋ 가방까지 챙겨가기도 쑥같기도 하고 그래서 늘 저렇게 후리스에 한아름 안고왔었음

 

참고로 호주 딸기는 드럽게 맛없는데 

밭에서 갓 딴 딸기는 한국 딸기랑 맛이 거의 비슷하다.

얼마전에 딸기 엄청 싸길래 한 팩 사먹어봤는데 역시 맛없음

앞으로 호주서 딸기는 웬만하면 못사먹을 것 같음

맛이 다 가짜 딸기같음

 

 

 

 

 

 

 

 

 

지샥시계 리포트에 있는 사진인데...

위가 내 손인데 보면 손등만 까맣게 다 탐

장갑을 껴도 손은 타는데 손목까지는 팔토시가 와서 안타고 손가락은 풀숲사이로 들어가서 안타는데

손등은 어쩔 도리가 없이 다 타버림ㅎㅎ

그 이외에도 챙 앞에만 있는 모자 쓰면 귀도 엄청 탐

마스크도 안쓰면 목덜미 다 탐

완전히 감싸거나 아싸리 태우거나 둘 중 하나를 선택하시길...

 

 

 

 

 

 

 

 

 

 

 

역시 스탠소프에서부터 농장 끝날 때 까지 함께해준 신발

플랜팅때는 신발 벗고 하느라 출퇴근 할때만 신었는데 

그 뒤 컷팅 픽킹 할때는 쭉 신고다니면서 가죽이 다 벗겨지고 난리가 남.

 

사실 여자꺼 사이즈가 없어서 남자꺼 젤 작은거 샀는데 그래도 커서 (내 발 250)

특히 한 쪽이 쫌 심하게 헐떡거렸는데 픽킹은 막 많이 움직이는게 아니라 그냥 헐떡대도 신고 다녔는데

나중에 농장 끝날때 쯤 발바닥 확인하니까 발바닥에 굳은살 장난 아님

아직까지도 안없어짐

 

 

 

 

 

 

 

 

 

문제의 플랜팅 할때 쓰는 툴... 한국으로 치면 호미 같은거

손잡이에 고무 원래 안묶여있음

저 고무는 딸기 모종 묶던 고무인데 하다보면 처리하기 귀찮고 해서 저기다 다들 묶음

쇠 소재로 무거운게 있고 (위에꺼)

알루미늄 소재로 가벼운게 있는데 (아래꺼)

나는 일을 쇠소재로 시작해서 그런지 알루미늄으로 하면 모종도 잘 안박히고 싫었었음.

 

 

 

 

 

 

 

 

일할때는 다시는 농장일 쳐다도 안본다고 했는데

이미 시골쥐 다 되서 도시와서 보니까 농장일 특유의 루틴이 그리움

아침 일찍 일어나서 건강한 햇살 맞으면서 일하고 밭에서 갓 딴 신선한 작물 먹고

(집 사람들이 전부 다른 작물 농장에서 일하면 작물 스와잎도 가능함)

오후 일찍 집에 와서 내 시간 갖고 내일 일을 위해 일찍 자고...

다시 생각해보니 정말 건강한 라이프군

돈만 좀 잘 벌었더라면....

돈 늘 하이시즌처럼 꾸준히 벌고+차 있고 이러면 농장 충분히 다시갈 수 있을 것 같다.

한국인 좀 덜 있는 곳으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