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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비 끌려 갔던 경험

2023-03-10 | 조회수 17 | 댓글수 0 | 추천수 0


사이비 끌려 갔던 경험


블로그 통계를 보니 가장 많은 조회수를 기록하는 게시글 유형이

 

1. 내가 개고생 하거나 이상한 사람 만난 썰

2. 여자, 남자 분석

 

이 두가지길래 묵혀놓았던 1중 하나를 또 풀어볼까 한다.

엄밀히 말하면 한 몇년 묵은 김치에 어제 사온 돼지고기 숭덩숭덩 썰어 넣어 끓인 그런 썰 되시겠다.

 

https://codenamehealer.tistory.com/368

 

전도

오늘 퇴근후 시내 산책을 하고 있는데 거의 뭐 50미터 마다 하느님의 교회 신자들이 포교를 하는 것임 한 번 잡혔으면 그러려니 하겠지만 세번째 잡히니까 짜증이 확 나버려서 대놓고 들으라고

codenamehealer.tistory.com

이 글에서 아주 살짝 언급했었음

 

 

한국서 대학을 졸업하고 난 혼돈의 영혼 그 자체였다. 일단 부모님한테 손 벌릴수 없으니 당장 내가 쓸 용돈이 필요해서 알바를 하며 내 인생은 워찌케 되는 것인가.... 하며 불안한 하루를 살던 그런 영혼이였음. 그러던중 학교 다닐 때 친하게 지냈던 언니가 자기 교회에서 무슨 행사를 하는데 시간이 되면 오라는 연락을 받았다. 나는 시간이 많았고 가족중에 기독교 신자도 있었기 때문에 크게 거부감은 들지 않았다. 아 참고로 나는 그때나 지금이나 강력한 무교이다.

 

교회 행사라고 너무 종교적인 것도 아니였고 그렇다고 막 재밌는건 또 아니였다. 걍 그런 시간을 이어가던 중 행사 말미에 무슨 자기들이 심리를 공부하는 사람들인데 무료봉사 개념으로 심리 상담을 해주려고 한다~ 모 이런 이야기를 하였음. 허접한 심리테스트지를 나눠줬고 테스트지 하단에는 내 번호를 적는 칸이 있었다. 원래같으면 번호를 적지 않았던 나인데 그때 옆에서 행사 델꼬간 언니가 막 번호를 쓰라며 노려보고 있어서(;;;) 내 번호를 쓰고야 말았다.

 

그날 이후 며칠간 그 사건을 잊고있었는데 갑자기 어느날 전화가 왔다. 그때 심리테스트 하지 않았냐며 상담 해주겠다며. 당연히 난 알바를 하고 피곤했기 때문에 안간다고 거절했으나 그들은 매우 끈질기게 계속 전화를 했다. 사실 그때의 난 혼돈 그 자체라 뭔가 나의 이 혼란함을 들어줄 사람이 필요했었어서 그냥 가서 얘기나 하고 올까 하는 마음으로 결국 만난다는 약속을 잡아버림. 지금 와서 생각하면 일련의 과정들이 잘 이해가 안가는데 그냥 그때 그만큼 혼란스러웠고 지금처럼 사이비의 전도방식에 대해 공론화 되어있지도 않았던 시절이라 넘나 순진한 마음에 일이 그렇게 까지 되어버렸던 듯...

 

암튼 나도 남들 처럼 성경공부를 당했고 그들의 성경공부랍시고 말하는 말들은 다 엉망 진창이였다. 성경을 아예 모르는 사람이면 모를까 아니 솔직히 성경 모르는 사람도 상식이 있는 사람들이면 이상함을 느낄 정도로 그들의 교리는 정교하지 못했다. 나는 그들이 말하는 모든 문장에 반박했고 그들은 gg치고 결국 날 방생하였음... 그 사건 이후 관련된 모든 사람들을 차단하고 동기들에게도 조심하라고 연락을 돌렸다. 그리고 유학길에 올랐음.

 

아무튼 그 사건은 그렇게 내 인생에서 잊혀지는 줄 알았는데 바로 어제!!! 따끈따끈한 사건이 또 일어났다. 퇴근후 저녁을 먹고 서점에 갔는데 갑자기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다. 무심결에 받았는데 자기 ㅇㅇ언니인데 기억하냐며, 근처에서 널 본거같은데 너 거기있니?? 하는것이다. 근데 그 언니가 발음이 후져서 이름 초성이 똑같은 다른언니로 착각을 했다 (참고로 나는 심각한 막귀이다) 착각당한 언니랑은 나름 친했기 때문에 나는 반갑게 잠깐 만나자고 했다. 엥 근데 만나보니 그 언니가 살이 너무 쪄있는거다. 살이 왤케 쪘지?? 했는데 근처 카페 가서 마스크 벗고야 알았음... 내가 사람을 착각했다는 것을...ㅅㅂ ㅈ됐다 라는 마음이였고 바로 튈까 했는데 뭔가 튈 분위긴 아니라 일단 카페에 앉았음.

 

그 언니는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자기네 집이 장사를 하는데 엄청 잘된다며 본인 자랑을 늘어놓았다. 하도 자랑하길래 거기 이름이 뭐야? 가보게. 하니까 갑자기 당황하며 이름을 까먹었다며 얼버무림. 아니ㅋㅋㅋㅋㅋ 부모님이랑 몇년동안 같이 일했다며 상호명을 까먹는게 말이 되냐고ㅋㅋㅋㅋㅋ 신천지 왤케 허술함? 하는 마음으로 아직도 교회를 다니냐니 아직도 다닌다고 하는거다. ㅁㅊㅋㅋㅋ

 

그렇게 뜬구름 잡는 대화를 30분 가량 계속 하다가 개발할게 너무 많다며 스무스하게 튀었다. 집 가면서 쫒아오나 10m 마다 한 번씩 뒤돌아보며 확인함;;; 그리고 출퇴근 가방 바꾸고 화장하고 출근하고 있음 (가방이 튀는 디자인이라 목격당할거 같아서)

마스크 갑갑해서 대중교통 나오면 벗고 다니는데 당분간은 꼭꼭 쓰고다닐 것임

모자도 쓰고 다닐까바 ㅅㅂ...