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omByOneself

줄글

2022-09-20 | 조회수 11 | 댓글수 0 | 추천수 0


줄글


1.

카메라를 새로 산 김에 요즘 이것저것 찍고 있다. 
특히 좀 많이 찍고 있는 게 가계부 관련한 것인데 난 취준 이후 부자도 아닌 애가 만원 이하는 크게 가격표에 신경 쓰지 않고 카드결제를 해왔었다. 한 달 결제건수가 70건 이상이면 결제 중독 이라는데 영락없이 난 결제 중독이었다. 결제 중독도 결제 중독인데 영상으로 찍어보니 인플레이션이 진짜 심각하긴 하더라. 모든 음식과 물건에 작년 대비 가격표에 최소 500원~1000원 정도의 가격이 더 붙어있었는데 눈치 못 채고 있었음. 8월은 시발 소비가 많았어서 어느 정도의 각오는 하고 있었지만 9월 결제 예정 금액 보고 기절하는 줄 알았다. pt가 1/3인 거 감안해도 내 급여에서 한참 벗어난 소비 수준이다 (그간의 행적은 물욕 외 돈 카테고리를 보면 추적 가능)

 

 

 

2.
돈 버는 직장인 놀이는 이만큼이면 충분한 것 같고 이젠 다시 겸손 모드로 돌아가야 할 시점. 점심 도시락은 내가 봐도 잘 해내고 있고 문제는 퇴근 시간과 헬스장 가야 하는 시간대가 너무 타이트하기 때문에 그냥 저녁을 사 먹는다는 점이다. 그래서 저녁도 도시락으로 때울까 생각한다. 어차피 도시락 쌀 때 손이 커서 늘 2회분 이상의 음식을 만들기 때문에 저녁 도시락 싼다고 일거리가 크게 늘어나진 않는다. 다만 하루 종일 같은 음식을 먹어야 한다는 우울함(?)이 있음. 그리고 출근할 때 어깨가 많이 무거움. 참고로 이거 때문에 출근 가방 크로스백에서 백팩으로 다시 바꿨다. 만원 지하철에서 손잡이 잡아야 하는데 도시락 가방 들고 있는 거 정말로 거추장스럽다. 음식 때문에 가방이 무거운 걸 인지할 때마다 그냥 먹는 양 자체를 줄일까도 생각한다. 이 무거운 게 그대로 내 몸에 들어가서 그 부피 그대로 살이 되는 상상을 하면 가끔 가방속에 든 음식이 혐오스럽기 까지 한다.

 

 

 

3.
7~8월에는 머리카락과 손발톱에 돈을 좀 써보았었다. 발톱은 예뻐지려고 했다기보다는 쿠팡 허브 알바 갔다 와서 발에 피멍 든 게 너무 보기 싫어서 여름 내내 페디로 덮고 다녔었다. 매니큐어처럼 까지지 않고 오래 가는 점이 마음에 들긴 했는데 문제는 제거할 때마다 내 발톱이 엄청 많이 삭제되는 걸 보고하지 말아야겠다 싶었다. 다행히 피멍도 거의 다 떨어져 나갔다. 머리도 그냥 마음 같아선 단발로 자르고 싶은데 내가 봐도 긴 머리가 난 어울린다 (라기보단 살쪄서 긴 머리로 시선 분산을 해야 함ㅋ) 긴 머리는 예쁘다는 것 말고는 그 외 모든 것들이 단점이다. 여름 내내 질질 기르고 다닌다고 목에 땀 엄청 많이 흘리고 다녔다. 매번 머리 말리느라 늦게 잤다. 떨어지는 머리카락 양 자체는 비슷한데 워낙 기니까 훨씬 더 방이 더러워 보인다. 아마 까만 머리였으면 더 더러워 보였을 듯…. 시꺼먼 머리가 길면 더워 보이니까 여름 내내 밝은 색으로 염색하고 다녔는데 이제 10월부턴 다시 검정으로 덮고 다닐 거다. 난 아예 탈색머리면 모를까 애매하게 밝은 갈색은 사실 흑발만 못하다.

 

 

 

4.
내가 다니는 헬스장은 일요일에 오후 다섯 시에 문을 닫는다. 연중무휴인 헬스장이 차고 넘치는데도 이렇게나 당당한 헬스장이라니? 맨날 툴툴 대면서도 연장 예약을 했다. 왜냐면 집이랑 매우 매우 가까움. 사실 오후 4시쯤 운동 가는 건 엄청 좋다. 갔다와서 개인 시간이 정말 많이 확보가 되고 일찍 잘수 있다. 연예인들도 운동 갈 때 이 시간 쯤 가는거 같다. 평일에도 이런 루트가 이어지면 참 좋은데… 하지만 직장인에게 평일 5시에 헬스장을 가는건 흔치 않은 일이다. 나는 늘 퇴근하자마자 집에 가방 던져놓고 환복하고 운동 간다. 그렇게 한 시간~한 시간 반 빡세게 운동하고 집 와서 밥하고 (다음날 입을 운동복 없으면 빨래까지 돌림) 씻고 뻗어서 잠…. 아무리 일찍 자도 12시가 넘는다. 

 

 

 

5.
문제는 내 9월 출근시간이 8시 30분이라는 점이다. 집에서 7시 10분에는 나와야 하는데 9월 의 2/3 기간 동안 해본 결과 솔직히 못해먹겠다. 고작 아침에 30분 더 자고 안자고의 차이인데 쌓이는 피로도가 다르다. 하루 이틀은 괜찮은데 목요일 부터 뒤질 맛이다. 10월부터는 그냥 9시 출근하고 이틀만 8시 30분 출근할 생각이다. 다만 9시 출근의 지하철이 훨씬 더 사람이 많아서 출근때 더 피로하다. 8시 30분 출근이 5 정거장 내 앉아갈 가능성 60퍼 센트 이상 확보라고 하면 9시 출근은 5정거장 내 앉아갈 가능성이 20 퍼가 조금 넘을 거 같다. 환승 없이 쭉 가면 다들 편안할 줄 알지만 그건 앉아갈 때 이야기이고... 사람이 3단으로 쌓인거 보면 숨이 턱 막힌다. 잡을 손잡이 마저 없다면 출근 한시간이 절망적이게 까지 느껴진다. 그럴땐 남들 월세로 나갈 돈 pt에 쓰는게 얼마나 좋은 일이냐 자신을 애써 위로해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