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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풍경과 피부과

2022-04-13 | 조회수 31 | 댓글수 0 | 추천수 0


지하철 풍경과 피부과


쿠팡 상하차 갔다온 뒤로 양 엄지발톱에 시커멓게 멍이 들었다. 문제의 날은 면접 때문에 구두를 신어야 했어서 발에 상당한 자극이 오고있던 터라 면접 보고 돌아가는 지하철은 꼭 앉아가고 싶었다.  문이 열리고 들어가는데 마침 자리가 딱 하나가 비어있었다. 웬떡이니 하고 앉으려고 다가가는데 누군가 후다닥 오더니 그 자리에 털썩 앉아버렸다.

체격이 상당한 여자였고 머리엔 베레모를 쓰고 있었다. 그리고 상하의가 전부 연두색이였으며 보라색 스타킹인지 레깅스 같은걸 레이어드 했고 샛노란 굽높은 운동화를 신고있었다. 그 옆에 같이 따라온 남자는 남친으로 추정되는데 역시나 체격이 상당했지만 옷은 그냥 흰티에 청바지였다. 앉아가고싶은데 자리를 뺏은(?)여자가 살짝 짜증나는데 자세히 보니 옷차림이 너무 비현실적이였음. 연두색도



이런 톤다운된 연두색도 아니고 존나 크로마키 배경 연두색이였음...
카라도 막 엄청 큰 카라가 달려있어서 그런가 꼭 유치원생들이 보는 어린이 프로 mc 옷차림 같다는 생각을 했다.


암튼 발톱이 좀 심상치 않은 것 같아서 곧바로 피부과를 갈까 정형외과를 갈까 고민하다가 약국에 먼저 갔는데 약사가 한의원을 가서 침을 맞고 멍을 빼라길래 무시하고 피부과를 갔다.

피부과의 풍경은 신기했다. 프론트는 되게 좁은데 간조사? 프론트직원?들이 공간에 맞지 않게 너무 많아서 정신이 없었다. 들어가자마자 이민정 사진이 대빵만하게 걸려있고 화장품들이 늘어져있고 조명이 너무 쎄서 뭔가 기가 눌렸다. 피부과라는 곳은 병원이 맞을까? 란 생각을 했다. 실제로 진료 하는거 들어보면 뭐 제모시술 무슨 주사 (비타민 주사같은거) 이런게 대부분이던데... 그래서 이곳은 나같이 상하차 뛰다 발톱에 멍든 사람은 올곳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잠시 하였음.

침상위에 신발벗고 앉아있으니 웬 훈남 남자 의사가 들어왔다. 의사가 훈남이기까지 한건 우리동네에서 드문 일이라 뭔가 훈남에게 발을 까 보여주는 것이 잠시 민망했다. 근데 그것도 잠깐이고 피부과 남자 의사가 빤지르르 잘생긴게 갑자기 마음에 안들었음(???) 이건 그냥 내가 잘난남자 별로 안좋아해서 그런거 같음...


근데 저거랑 별개로 의사가 진료보다가 바늘로 발톱 잘못찔러서 아직까지 ㅈㄴ 아픈 관계로 정형외과 갈걸 후회하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