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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물 체험기] 자낙스정 좋다

2021-10-16 | 조회수 11 | 댓글수 0 | 추천수 0


[신문물 체험기] 자낙스정 좋다


라는 글을 쓰기 조심스럽긴 하다.

그렇지만 좋다.

 

나는 진짜 쓸데없는 걱정이 많다. 엄청 많다. 무슨 엠비티아이 N형은 그렇다는데 아무튼 걱정이 엄청 많고 걱정의 개수를 10개라고 친다면 그중에 현실화되는 건 한두 개 내외이긴 한데 암튼 걱정 10개를 하는 동안 알게 모르게 스트레스가 쌓이긴 할 것이다.

 

나는 그런 걱정들이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레 어딘가로 소멸될거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나 보다. 얼마 전부터 지속적으로 언급하고 있는 위장병이 사실 식습관이나 생활습관의 탓도 있긴 하겠지만 이게 위장약을 꽤 복용했음에도 불구하고 낫지 않는 걸 보니 의사도 스트레스성이라 넌지시 고시해줌. 식습관도 고치시는데요! 스트레스! 스트레스받지 마세요! ㅋㅋㅋ

 

 

암튼 최근에 힘든 일도 있었고 해서 내과가서 위장병을 핑계로 제일 약한 신경안정제 처방해달라 하니 자낙스를 처방해줬다. 하루에 한 알만, 졸리니까 잠자기 직전에만. 신경안정제는 이전에 먹어본 적이 있다. 언제냐면 이석증 걸렸을 때. 암튼 근데 그때는 자낙스의 위력을 몰랐는데 증상이 약한 상태에서 자낙스를 먹으니 그 위력이 새삼 느껴진다.

 

 

잡생각이 많이 사라진다. 그냥 딱 지금 가장 큰 문제, 꼭 생각해야만 하는 문제 그거 하나만 생각난다 (나같은 경우는 코딩) 나머지 잡다구리 한 생각이 별로 안 든다. 스트레스가 올라오는 거 같다가 금세 가라앉는다. 그러니까 마음이 엄청 안정된 느낌이다.

약사가 복약지도 할 때 먹고 많이 가라앉고 졸릴 수 있다고 했는데 나 같은 경우는 걱정으로 인한 기분 다운이 늘 문제였었는데 걱정이 사라지니까 기분이 다운될 일도 사라짐. 그리고 애초에 기분이高한 타입은 아니라 업된 기분이 애써 다운될 일도 없는 거 같음. 자기 전에 늘 하는 쓸데없는 걱정들이 사라지니 침대에 대가리 대면 바로 잠 잘 오고 개꿈도 안 꾸고 잠의 질도 좋아졌다 -> 똑같이 6시간 자도 옛날에 6시간 자고 일어날 때랑 피로도가 다름

 

요새 이래저래 먹는 사람들도 많고 해서 일부 약국서는 품귀현상이 올 정도라고 함. 무서운건 막 센 약은 아니나 효과는 있기 때문에 약물 의존도가 엄청 높아지는 약이라고. 먹어보니 알 것 같다. 고작 자기 전에 하루에 한 알 먹을 뿐인데 이렇게나 효과가 좋다니...? 그러나 약물 의존도를 높일 수는 없는 법. 왜 요새 2030 여자들 사이에서 명상 유행하는지 알거같음. 번뇌가 많은데 다들 약 처먹을 순 없는 노릇이니.

 

 

자낙스를 굉장히 극찬하는 듯 하지만 사실은 이 글을 쓴 시점부터 끊을 것이다. 왜냐면 이게 생각 자체를 안하게 만들어버리니까 공부가 안됨. 공부라는건 끊임없이 생각하고 응용하고 적용하는 과정인데 뭔가를 배워도 아... 그렇구나... (그마저도 이해도가 절반으로 떨어짐)  하고 도무지 응용 적용 활용이 안됨. 걍 사람이 잘 깨어있기만 한 바보가 된 느낌임.

 

 

주변에 아는 사람 중에 석박에 연구원까지 하는데 오랜기간 정신병을 앓아서 약을 엄청 오래 먹은 사람이 있다. 계속 공부를 해 온 사람이 그렇게 오랜기간 약을 먹었다니 그야말로 내일 수명 끌어다 오늘 쓴 격. 그분은 아마 조기치매가 오지 않을까 생각을 해보는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