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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카불쳐 1편] 나는 카불쳐에 어쩌다 가게 되었는가

2021-10-10 | 조회수 105 | 댓글수 0 | 추천수 0


[호주 카불쳐 1편] 나는 카불쳐에 어쩌다 가게 되었는가


카불쳐에서의 에피소드는 이걸 공익의 목적으로 유튜브에 올릴 마음이였으나 카메라 앞에서 몇 번 시도해본 결과 도저히 안되겠어서;;; 그냥 블로그에 쓰기로 한다. 역시 난 글이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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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거슬러 거슬러 내가 호주 멜번에 당도한지 3개월차 되던 날로 향한다. 

3개월 차가 될 때 까지 나는 호주서 제대로 된 잡을 구하지 못했다. 당시 수중에 남아있던 돈은 100만원 정도 되었던 것 같다. 대충 쉐어비 내고 한 달 버틸 수 있는 금액인데 여기서 한달 더 시티잡에 도전하느냐, 아니면 미리 딸 세컨비자를 지금 따야하나 굉장한 고민을 했었다. 그때 난 이런 고민을 나눌 친구 조차 없었다. 자존심에 한국인 들과는 말도 섞기 싫었었지만 그렇다고 적극적으로 외국인 친구를 사귈 생각도 별로 없었다. 대체 3개월 동안 뭐 했냐고 물어본다면 열심히 클럽가고ㅋ 쏘다니고ㅋ 뭐 그랬었다. 이력서도 열심히 돌렸는데 지금 와서 생각하니 요령 없고 참 숯기 없게 돌리고 다녔던 듯.... 그치만 그당시 내게는 그정도의 액션도 엄청난 용기였었다. 

 

 

결국은 농장을 가기로 마음을 먹고 여러 지역을 서칭 했다. 당연히 이 단계에선 카불쳐? 쳐다보지도 않았었다. 헬불쳐ㄷㄷ 이러면서. 그러고 선택한게 스탠소프였다. 이미 내 블로그에서 여러번 언급 했었지만 스탠소프에서의 삶은 너무너무 외롭고 쓸쓸했었다. 아마 핸드폰에서 지워졌을 텐데 이때 스탠소프서 나 혼자 놀면서 찍은 영상 보면 진짜 무슨 귀신 찍힌 영상같이 소름끼친다. 사람이 눈빛에 어떠한 꿈도 희망도 없음ㅋㅋㅋㅋ 내가 보고도 너무 놀라서 지웠던 기억이 남. 스탠소프서 힘들었던 이유는 너무나도 많다. 스탠소프라는 곳은 정말 아무것도 없는 동네였고 (그래서 애들이 학교도 옆동네로 다님) 농작물은 수확시기가 아니라 돈도 전혀 벌지 못하였고 얼마 받지도 못한 돈을 외로움에 사무쳐 매주 브리즈번으로 나가느라 다 썼다. 중증 우울증이 되기 직전 다시 멜번으로 도망쳤고 다시 도시 공기 맡으니 진정되서 마음 가라앉히고 다른 곳 이곳 저곳 알아보다가 결국은 카불쳐로 향하게 된 것이다. 똑같이 돈 못벌면 도시라도 용이하게 갈 수 있는 곳으로 가자! 싶어서. 스탠소프에서 부터 브리즈번 까지는 차로 논스탑으로 달려도 세시간이지만 카불쳐에서 브리즈번 까지는 트레인 타고 40분이면 간다. 2n년 경기도인에게 40분? 쌉가능이지.

 

 

추억 보정이 아니라 스탠소프에서의 삶이 워낙 힘들었던 탓에 카불쳐에서의 삶은 돈을 못벌었다는 것을 제외하면 꽤 괜찮았다. 한 6개월 정도를 농장서 있었는데 남들은 그딴데 왜 가냐고 하는데 젊은 사람들 끼리 일찍 일어나서 미세먼지 없는 맑은 하늘 보고 맑은 공기 마시며 일하고 일찍 집 와서는 하우스 메이트들 끼리 밥도 해먹고 컨츄렉터도 씹고 하는거 꽤 괜찮은 삶이였음. 몇년동안 불법으로 농장에 점거하는 컨츄렉터들 좀 이해 될 정도로 (걔네들은 우리 돈 착취하니까 더 행복했겠지^^) 

 

 

다만 내가 이 시리즈를 연재하는 것은 내 추억팔이 하려는게 아니고 이 카불쳐를 점령한 한국인들의 악랄함과 그 방식에 대해 공익을 위하여 까발리고자 하는 것임. 카불쳐에만 이런 사람들이 있냐? 아니죠 스탠소프도 있고 어느 농장 지역을 가나 바퀴벌레마냥 악한 한인 커뮤니티는 존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