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 커뮤에서 결혼 준비 중인 여자가 예비 신랑한테 과거 동거 경험을 털어놓을 경우 싫어하겠죠~라고 올라온 글에 달린 의견이 너무 갈려서 놀랐음. 전혀 상관없다부터 절대 싫어 남이라면 상관없지만 나라면 무조건 파혼이야 라는 극단적인 사람들까지.. 일단 댓글에 달렸던 부정적인 의견들을 좀 정리해보겠음
1. 동거=사실혼이라고 생각, 내가 안해봤으니 상대도 해본 거 싫음
2. 동거 사실을 숨긴게 싫음
3. 동거 정말 싫음 연애상대로도 싫음 ->이거 좀 충격적
4. 모든걸 나랑 처음 해봐야 하는데 이미 다른 사람이랑 다 해본 거라 싫음
뭐 대충 요정도 같은데...
나는 사실 해외생활 꽤 했어서 그런가 동거에 긍정적이다. 같이 살면 일단 안전할 확률이 높고 렌트비도 아낄 수 있고 식재료 잔뜩 장 봐와도 두 명이서 먹으면 거의 썩지 않고 다 먹을 수 있거든. 한국서 자취라면 왠지 너무 좋다 못해 살림까지 합친 사람들이라는 이미지가 강한 것 같은데 사실 경제적인 이유로 합친 사례 은근 많을텐데? 월세 50짜리 5평 원룸에 사느니 투룸 월세 100 짜리 방에서 둘이 사는 편이 훨씬 삶의 질이 향상되지 않음? 나는 이동하는 것을 매우 귀찮아하고 그 시간이 너무 아깝다고 생각하는 사람으로서 데이트할 때 중간지 데이트 장소로 이동하는 것도 너무 귀찮음. 그래서 내가 운전 배움;;ㅋ 가끔은 멋진데 가면 기분전환되고 좋긴 하지만 편안한 둘만의 공간서 데이트하는 걸 더 선호함. 화장실도 편하게 쓸 수 있고 애정행각도 남 눈치 안 보고 할 수 있고.
동거 사실을 숨긴 게 싫다는 거는... 애매한 문제인 게
이걸 숨기지 않겠다고 뜬금없이 사실 나 동거 경험 있어! 이렇게 말하는 것도 웃기고 구림;;ㅋ 전 연애에 대해서는 깊게 알지 않는 것이 지금의 관계에 있어서 훨씬 긍정적이다. 왜냐면 이거 깊게 알아서 더 좋아진 커플을 내가 못 봤어. 그걸로 트집 잡아서 더 싸우기나 하지.
연애 상대로도 싫다 이건 좀 읽고 충격이었음ㅋㅋㅋ 그리고 새삼 아 우리나라 연애들이 너무 유사 결혼 놀이라고 생각되었음. 한국의 모든 연애는 다 결혼을 전제 기반으로 깔고 있는 것임. 그래서 동거가 너무 싫은 거임. 이 결혼 놀이가 더 진짜 같아져 버리잖아. 그리고 이 문제는 이렇게 생각하면 자연스레 4번과도 이어진다. 월세 걱정 인테리어 걱정 회사 승진 걱정 이런 거 다 나랑만 해야 되는데 이미 다 해본 거라 나랑 하면 새롭지 않잖아!!인데 아니 무슨 경험 없는 여자 찾는 등신 남자들도 아니고 처음이라는 거가 대체 뭐가 그렇게 중요한 건지...? 중요한건 어떤 문제를 어떻게 지혜롭게 해결하느냐는 거지 그게 나랑 처음이 아니라 처음의 설렘이 없어서 싫다는 건... 처음이 아니어도 나랑 한 게 더 좋으면 그게 더 의미 있는 거 아닌가.
나는 개인적으로 결혼 전제로 사귄다는 전제하에 동거 경험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파혼은 너무 갔다고 생각하고 이거에 대해 진지하게 이야기를 해볼 거 같음. 동거를 왜 시작하게 되었는지, 그 동거기간 동안 어떤 문제들이 생겼을 때 이것들을 서로 어떻게 풀어갔었는지, 그리고 그 동거는 어떻게 끝나게 되었는지. ->100프로 확실하진 않지만 어쨌든 결혼하기 전 상대의 결혼생활에 대한 티저 정보 습득 가능
이렇게 대화를 했는데 그 동거에 뭔가 결함이 있었다 그래서 나랑도 안 맞을 거 같으니 파혼->이건 이해됨
동거 권장 글은 아니지만 아무튼 이젠 집값 렌트 값 한국도 너무 올라서 이런 문화가 많이 형성될 거 같은데 부정적인 인식 쌓여서 별로 득 될 게 없다고 생각해서 써보는 글. 하지만 능력이 있다면 혼자 사는 것도 좋죠!-> 난 개인적으론 혼자 사는 거 좀 쓸쓸해서 별로였음. 강아지나 고양이는 수명도 짧고 손도 많이 가구 혼자 두는 것도 미안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