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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과 인연이 아니라고 느끼게 된 계기

2022-12-13 | 조회수 71 | 댓글수 0 | 추천수 0


일본인과 인연이 아니라고 느끼게 된 계기


일본인 a양은 브리즈번 워홀러들 사이에서 엄청난 인싸로 유명한 친구였다.
어느정도냐면 한때 네이버 검색창에 브리즈번 a양 치면 첫 페이지가 모두 그녀와 논 이야기가 담겨있는 포스팅이 쏟아져 나올 정도였다.
그래서 사실 내가 지금 a양이라고 가명을 쓰는 것도 의미가 없을 정도이다.
비슷한 시기 브리즈번에 있던 사람들이면 a양이 누구인지 금방 알아챌 것이다.

나는 원래 빅토리아주에 있다가 퀸즐랜드에서도 지역이동을 두번이나 한터라 브리즈번쪽에는 지인이 아예 없었는데 그런 내가 일하던 농장에 a양이 세컨비자를 따기 위해서 온 것을 계기로 친해졌다.

a양은 일본인 답지 않게 영어를 무척 잘했다 (대부분의 일본인 워홀러들은 영어를 잘 하지 못한다)
보내는 dm의 2단어에 한번꼴로 이모지를 썻고 그 대부분의 이모티콘은 쪽쪽, 하트 등등이였다.
평생을 아싸로 살아온 나는 그녀의 이모티콘 공격이 아찔했지만
이것이 인싸의 세계이구나!
열심히 따라 이모티콘을 썻다
(평생을 아싸로 살아온 자의 사회를 배우는 방식)
a양은 하고 싶은 말이 많을땐 장문의 텍스트가 내키지 않았는지 중국인처럼 보이스 메시지도 보내곤 하였다.
그것도 아찔했지만 이것도 다 영어 공부이구나!
나는 열심히 듣고 대답해 주었다


그녀는 대체적으로 모두에게 sweet girl- 이였지만 그녀가 특히 좋아하는 국가의 친구들이 있었는데
중동과 남미 사람들을 그렇게 좋아했었다.
미루어 짐작컨데 호주 와서 처음 마음열고 친해진 국가들이 저쪽 친구들인 것 같았다.
저 두 지역들은 머릿수도 많고 본인들 커뮤니티가 엄청 탄탄해서 아시안 친구들을 많이 사귀지는 않던데 역시 인싸는 다르구나 느꼈다.
특히 나와 a양, 그리고 그 집을 관리하던 한국인언니b양 셋이 데이오프때 브리즈번도 놀러가고 그러면서 꽤 친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나는 a양과 친하지 않았다....
왜냐면 나는 a양의 생일에 초대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녀는 모두에게 스윗했지만 나를 생일파티에 초대하진 않았다.
그치만 b언니는 초대했다 (???) 생일파티에 초대받지 않는 것은 익숙한 일이긴 했지만 (^^...) b언니는 걔가 워낙 친구가 많고 정신 없어서 너를 빼먹은것 아니냐며 나를 생일파티에 데리고 갔다. 같은집 사는데 초대 안한건 가지 말라는건데 그때 우린 참 눈치가 없었다. 근데 또 가니까 존나 반겨주더라...

생일 파티를 한창 즐기던 중 a양은 웬 남미남이 나에게 관심있어 한다며 이어주려고 하였다. 참고로 그 남미남은 40대였다...^^ 나는 기겁을 하였고 유럽남과 손잡고 튀었다. 이후 그 남미남이 나와 컨텍하려고 몇번 더 시도하였는데 진심으로 블번 한식집 가서 뚝배기 훔쳐다 대갈이 깨고싶었음

생일파티 후 a양과 b언니 사이에선 큰 트러블이 생겼다. 긴 이야기를 줄이자면 a양이 공들이고 있던 중동남이 b양을 만나 둘 사이에 스파크가 튀었고 심지어 중동남은 a양에게 b언니와 잘되고 싶다, 다리를 놔달라 얘기까지 한 모양이였다.
밭일 하다가 그 소식을 들은 a양은 갑자기 밭일을 팽개치고 뛰쳐나가 차 안에서 엉엉 울었다. 나는 그런 이야기를 몰랐고 b언니조차 몰랐어서 우리 둘은 어리둥절하여 그녀를 달래주었지만 그녀는 울음을 그치지 않았다...

당연히 b언니와 a양은 그 사건 때문에 대판 싸우고.... 그 후 a양은 거의 개인행동을 하고, 집에서는 잠만 자고 데이오프땐 무조건 브리즈번의 친구집 가서 신세를 지고 일하는날 첫차를 타고 집으로 와 출근만 하는 삶을 반복했다.
집안이 살얼음판이라는 느낌이 딱이였다.

농장에서 모두 88일을 채우고 딸기밭에서의 마지막 날,
a양은 나를 조용히 불러 개인적인 감정으로 집안 분위기를 망쳐서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나는 괜찮다고 했고
다시는 일본인이랑 엮이지 말아야지 마음속으로 다짐하였다.


훗날 그녀는 본국으로 돌아가 새로운 비즈니스 사업을 시작했다며 나에게 영어로 무슨 동영상을 찍어줄수 있냐고 dm을 보내왔다.
나는 "근데 너 친구 많지 않아? 왜 나한테 부탁을??" 이란 내용을 보냈고
그녀는 그 후 나를 차단한 듯 하다...